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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 사는 세상

희망공간 시각장애인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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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는 눈을 감고, 통찰의 눈을 떠라. 엔비전스 송영희 대표
작성자 박아영 작성일 2016-08-16 오후 5:56:49 (조회 : 1945)
보는 눈을 감고, 통찰의 눈을 떠라. 

엔비전스 송영희


서울 북촌 한옥마을(서울특별시 종로구 가회동 1-29)에는 완전한 암흑속 공간에서 시각장애를 체험하는 독특한 전시장이 있다. ‘어둠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라고 명명된 이 전시는,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는 2010년 전 세계 10번째로 상설전시장이 개설됐다. 누적 관람수가 25만명에 이르는 인기 전시장이다.


크기변환_IMG_7246.JPG


‘어둠속의 대화’는 100분 동안 로드마스터(가이드)를 따라 빛이 전혀 없는 어둠속에서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을 사용해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겪는 상황들을 체험하게 한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쉽게 지나쳐버린 것들에 대해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고, 시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게 하는 아주 특별한 전시이다. 전 세계 30개국 130여개 도시에서 풀어내고 있는 <어둠속의 대화>를 한국에서 주관하고 있는 <엔비젼스> 송영희 대표. 조금은 특별할 수도, 평범할 수도 있는 그의 이야기. 함께 만나러 가보자.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엔비전스> 대표 송영희 입니다. 베체트 증후군으로 중도 실명을 하여 시각장애인이 되었고요. <엔비전스>라는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엔비전스>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시각장애인들의 일반고용 창출, 새로운 직업의 영역을 만들어 나가는 걸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고 있는 사업이 대표적으로 어둠속의 대화라는 전시인데요. 한국에서의 전시를 저희가 맡아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시각장애인들의 웹 접근성 개선을 위해서 테스트 엔지니어로 시각장애인을 고용해서 웹 접근성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도실명 후 회사 운영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때 미대를 가려고 준비했었죠. 고3때부터 시력이 안 좋아졌었는데, 알고 보니 ‘베체트 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렸어요. 색으로 예술을 하는 미대를 가려하다가 눈이 안 좋아지니까 많이 힘들었었어요. 2년 정도는 밖에 안 나가고 집에만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날 집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시각장애인 피아노 조율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 싶어 방송국으로 전화를 해서 연락처를 물어봤었는데 알려주신 곳이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이었어요. 그 후로 상담을 받아서 직업재활 훈련을 받으러 복지관에 갔었어요. 그 때는 ‘내가 이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모든 걸 포기했던 상태에서 복지관에서 훈련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 제가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던 계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사진1_송영희(대표)_엔비전스.jpg



훈련을 수료한 뒤 ‘피아노 조율사’로서 사회에 나가서 많은 도전을 하기도 했어요. 조율사도 하고 그 이후에 속기사 자격증도 딴 뒤에 서초동에서 속기사무실도 운영했었어요. 그런데 그때 맘속에선 ‘뭔가 더 열심히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각장애라는 게 마음 한 켠에 걸림돌로 남아있었죠. 그러던 와중에 2007년도에 ‘어둠속의 대화’ 전시가 한국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 때 관람을 하러 갔다가 ‘아, 이 전시라면 그동안 늘 고민하고 해결하지 못해왔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 전에 일을 하면서도 설레임은 있었지만 장애가 걸림돌이 되어 어려웠던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았다는 희망이 보였던 거죠. 그래서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어둠속의 대화를 진행하는 기획사에 부장으로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로드마스터로 단기 전시에서 함께 일하다가 부장이 돼서 3차 전시까지 진행했는데 기획사가 부도났어요. 그래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해서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송영희1(대표)_엔비전스.jpg



실명 후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어떤 장벽이나 한계보다 사람들이 저를 보는 시선에 대해 걱정을 했었어요. 사회에 나와 생활을 하면서도 잔존시력이 있을 때는 시각장애인이 아닌 것처럼 행동을 했던 적이 있어요. 왜냐면 상대방이 제가 시각장애인인걸 알고 나서 어떤 사업을 맡길 때 불신하고 신뢰하지 않을까 걱정했었어요. 또 결혼 후 아이까지 눈이 안 좋게 태어나면 어쩌나 그런 걱정도 많았고요.

그런데 그 생각들이 바뀌게 된 계기가 저희 아이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는 다행히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였어요. 출근을 하고 있는데 큰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하교를 하고 있었죠. 집에서 나와서 골목을 빠져 나가려 걸어가는데 저희 집 베란다에서 큰 아이와 친구들이 절 보면서 얘기하는 걸 듣게 되었어요.
“저기 걸어가는 사람 우리 아빤데, 우리 아빠 시각장애인이야. 근데 되게 잘 가지?”
그러니까 애들이 “와~ 진짜 잘 가신다.” 하고 있는 거죠. 아이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하길래 살짝 충격을 먹고, 저녁에 퇴근해서 아이한테 물어봤어요.
“너는 친구들한테 아빠가 시각장애인인거 말하면 안 창피하니?”
“응? 안 창피해. 친구들한테 아빠가 시각장애인이라서 좋은 점도 있다고 얘기하는데~?”
“좋은 점이 뭔데?”
“놀이공원 가면 카드(복지카드) 보여주면 줄 안서잖아~ 그게 좋아!”라고 하는거에요.
그 말을 듣고 생각을 해봤죠. 아...그렇구나. 아이 눈높이로 봤을 때 좋은 점이라고 말한 것이긴 하지만 어떤 일에 있어 아이처럼 조금 더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을거란 말이죠. 어려운 것, 힘든 것만 생각하면서 무게 중심이 쏠려버리니까 늘 부정적이었던거죠. 그래서 새로운 일을 하거나 도전할 때 그 생각들이 걸림돌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 안에서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용기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3_송영희(대표)_엔비전스.jpg사진2_송영희(대표)_엔비전스.jpg


실명 후 힘들어하는 중도시각장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


제 경험상 바닥까지 가보지 않으면 차고 올라오지 못하더라고요. ‘다시 시력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미련’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온전히 딱 현실이 인식될 때가 있어요. 비로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인정하고 밖으로 나오게 되죠. 그 기간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꽤 오랜시간 걸리는 분들도 있죠. 저는 밖으로 나오는데 한 2년 걸렸어요. 저처럼 현재 사회생활 하는 시각장애인 분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실거에요. ‘조금이라도 빨리 나와라’ 그 시간이 너무 아깝거든요. 의미없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가급적이면 너무 긴 시간 보내지는 말자. 정말 고민이 되거든 정말 강하게 푹 빠져서 고민하고나서 훌훌 털고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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