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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 사는 세상

희망공간 시각장애인이 사는 세상
게시물 내용
제목 시각장애인 경종 씨의 대중교통 나들이
작성자 박아영 작성일 2015-01-15 오전 9:59:05 (조회 : 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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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경종 씨의 대중교통 나들이
 
 
우리들은 대중교통과 함께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퇴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친구와 약속이 있을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 이리저리 이동하기에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 시각장애인과는 그저 먼 이야기일까? 이동이 불편한 시각장애인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복지콜(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차량)을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다.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김경종(남, 30세, 시각장애 1급) 씨는 복지관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하는 이용자이다. 오늘은 강동역에 볼일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다녀온다고 한다. 저시력도 아니고 전맹인 시각장애인이 혼자 대중교통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해 함께 나서기로 했다.
 
약속시간을 맞춰 가려면 일찍 출발해야 한다며 경종 씨는 서둘러 복지관에서 출발했다. 흰지팡이 보행으로 혼자 지하철역을 찾아 나선다.
“2004년에 재활훈련을 받아서 복지관 주변이랑 상일동 역 부근은 다 린알아요. 여기서 20m정도 가면 오른쪽에 교회가 있죠? 다 안다니까요.”라며 어깨를 으쓱 치켜 올다.
 
상일동역까지 바닥에 설치되어있는 점자유도블록을 흰지팡이로 터치해가며 무사히 도착했다.
“예전엔 점자유도블록이 없던 곳이 많았는데, 요즘엔 많이 생기는 편이라 다행인 것 같아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들어선 그는 교통카드를 찍는 개찰구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죄송한데, 여기 카드 찍는 곳이 어디 있나요?”
옆 사람은 살짝 당황하는 듯하더니 “오른쪽에 있어요.”라며 손을 잡고 짚어줬다.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교통카드를 찍은 그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하고 개찰구를 통과했다.
“제가 혼자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해도 전맹인 저로써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요. 약속시간은 지켜야하고 계속 헤맬 수는 없기 때문에 소리를 듣고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에요.”
스크린 도어에 부착된 점자안내판을 만지며 승차위치를 확인했다. “여기 3-3이네요. 이정도 위치에서 승차하면 목적지 역에 하차 시 계단 입구에서 가까워요.” 라며 스크린도어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지하철이 도착하자 문에서 제일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사람이 많으면 문 옆에 서있어요. 내리기도 편하고 사람들이 흰지팡이에 걸리면 안 되잖아요.”
그는 잘 아는 곳은 혼자서도 잘 다니지만 모르는 지역을 가거나 환승을 해야 할 때는 안보이기 때문에 파악하기 힘들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강동역이 몇 정거장 남았나요?”
“아... 지금 굽은다리역이구요. 길동역 강동역 순이라 2정거장 남았어요.”라며 경종 씨 옆에 앉은 일반인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강동역에 내린 경종 씨는 점자유도블록을 파악하며 출구로 향한다.
“환승역은 사람들로 붐벼서 하차하고 잠시 기다렸다가 한산해지면 움직여요. 사람이 너무 많으면 흰지팡이 보행을 해서 이동하기 불편하거든요. 또,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점자유도블록이 잘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은데, 일단 소리 나는 쪽으로 갑니다. 하지만 출구를 파악하려면 도움을 받아야 나갈 수 있어요. 전 소심한 편은 아니라서 도움받기가 좀 수월하죠.”
 
볼일을 보고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가는 경종 씨.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하였다.
버스정류장에서는 도착예정인 버스 번호가 음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타야하는 버스가 도착예정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음성지원이 안 되는 정류장에서 사람이 있으면 몇 번이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봐 도움을 요청해야 구분이 가능하다.
“사람이 없으면 버스를 일일이 세워서 몇 번이냐고 물어봐요. 죄송하긴 하지만 어쩔 수가 없죠. 버스가 많이 서는 정류장에선 어디서 타야할지 모르잖아요. 그때도 도움을 주시면 받고 아니면 기사님께 다 여쭤보죠.”
버스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자 옆 사람에게 ‘지금 오는 버스가 370번이 맞아요?’ 라고 물어보고 버스를 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복지콜을 이용하는 것보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먼저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리 어렵지만은 않아요.”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시각장애인이 안 좋아 할 것 같아서, 혼자 가능해 보여서, 거절하면 민망해서 등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혼자 가능한 시각장애인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다는걸 인식해야 한다. 특히 대중교통은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시냐.’ 물어보기만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거절을 당해서 조금 민망할 수 있더라도,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등에서 시각장애인을 만나면 딱 한마디만 하자. “어디로 가세요? 도와드릴까요?” 그 한마디면 시각장애인의 하루는 감사와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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