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내 마음의 치료, 허선희 봉사자
사회적으로 심리적 소외감을 느끼는 인구가 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말벗 AI 로봇’이 만들어졌습니다.
재가시각장애인도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정서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위해 지역사회팀에서는 ‘나만의 특별한 전화친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정서적으로 고립된 시각장애인을 위해 자원봉사자들과 전화로 대화를 나누며 우울감을 덜어낼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허선희 봉사자 (여, 47세)는 동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2021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복지관에 호기심을 갖고 인터넷을 찾아본 것이 자원봉사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얼굴을 보고 하는 봉사활동이 아니기에 큰 부담이 없어서 시작했어요.
친구들이랑 통화할 때 격식을 차리고 전화하지는 않잖아요. 시각장애인 분들이랑도 친구처럼 편하게 통화했던 거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내가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조금은 있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편하게 해주셔서 걱정을 괜히 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다들 똑똑하시고, 젊잖으세요. 또, 하나같이 하시던 말씀은, 자기 이야기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왜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는지 이해가 됐어요.
그때, ‘아, 짧을 수 있는 20분의 봉사활동이 이분들에겐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시각장애인들이 원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정보 검색을 돕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 명당 20분씩, 4~5명의 전화 통화를 하게 됩니다.
친분이 쌓여갈 때쯤, 시각장애인들은 그녀에게 다음 통화 시간에 이야기할 숙제를 내주기도 하였는데요.
“어느 날은 패션 트렌드를 알아보고 말해달라고 하신 분들도 계셨어요.
실명하기 전에 사람들의 옷 스타일들은 이랬는데, 지금은 어떻게 입는지 궁금하니, 잘 보고 알려달라고요. 그 주제 가지고 한참을 이야기 나눴죠.
이외에도 재테크, 종교, 가족이야기 등 이야기할 주제가 정말 많아요.”
허선희 봉사자는 시각장애인의 소식을 직원에게 전달하는 우체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복지관에서 지원하는 반찬이 맛있다.’ 혹은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환경호르몬이 나오는지도 모르시고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밥을 전기포트에 데웠다.’라는 분도
계셔서 담당자에게 전달해 준 적도 있어요. 선뜻 말하지 못하셨던 시각장애인의 고민이나 어려움 등을 직원에게 알려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그녀는 시각장애인이 자신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사람이 아니고, 되려 그녀가 받는 것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하루는 활동지원사가 집에 안 와서 우울하셨는데, 제가 전화를 한 덕분에 괜찮아지셨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마침 저도 좀 기분이 안 좋았는데, 같이 수다 떠니까 기운이 나더라고요.
회기마다 이용자 한 명 한 명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임하는 것이 느껴졌다는 허선희 봉사자.
앞으로도 이어질 전화친구활동 잘 부탁드립니다.
- 기획홍보팀 박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