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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 사는 세상

희망공간 시각장애인이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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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모님의 사랑으로 살아난 기적 같은 이야기 시각중복장애를 이겨낸 남승종 씨
작성자 박아영 작성일 2019-05-17 오전 9:19:25 (조회 : 422)

부모님의 사랑으로 살아난 기적 같은 이야기 
시각중복장애를 이겨낸 남승종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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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4월 29일, 3.4kg 남승종. 많은 축복 속에서 환영받아야할 갓난아기는 까만 눈동자가 맑은 물처럼 투명한 채로 세상에 태어났다.


산부인과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했지만, 첫 아이를 품은 엄마의 마음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생후 16일 되던 날, 대학병원에서 ‘망막종양’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하늘이 준 것은 ‘암’이었다. 병원에서는 ‘눈을 적출하여 수술한다고 해도 아이가 살지 죽을지 모르고, 수술을 하지 않아도 살 가망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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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얘기해보니, 수술을 해도 안 해도 가망이 없다는데, 갓난아기에게 칼을 대는 짓은 못하겠다는 것이 저희 결론이었어요. 하루하루 버티다보니 어느새 아기 돌까지 시간이 흘렀어요. 그제야 희망이 보여서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죠.”


병원에서는 방사선도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아기의 속눈썹, 머리카락은 모조리 빠지고, 눈까지 짓물러졌다. 


그렇게 고된 방사선 치료를 6년을 받았고, 기적이 일어났다.
“5살을 넘기면 기적이라고 했던 아이가 6살이 되었고, 암도 퇴치되었다고 했어요. 의사도 놀랬죠. 기적이라고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맹학교로 달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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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 본 맹학교에선 시각장애와 자폐증상을 가진 승종 씨의 입학이 어렵다는 답변 뿐이었다. 의사소통을 못하고, 자폐 때문에 자해까지 하는 아이었다. 암 치료에 매진하느냐 시각장애에 대한 정보가 없던 엄마는 모든 시각장애인이 승종 씨와 같이 약간의 자폐증상이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날 본 시각장애인은 시각장애가 있는 비장애인과 같은 모습이었다. 승종 씨만 자폐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고 그 후로 아이를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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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학교 유치부 입학 시기를 놓친 승종 씨는 8살에 다시 입학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부모님 이름을 알아야 입학이 가능했다. 

엄마와 아빠는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지 않는 승종 씨를 교육하기 위해 매일같이 동네 아이들을 불러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는 것을 승종 씨에게 보여주었고, 반복하다보니 승종 씨도 부름에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암기력이 좋기에 엄마, 아빠의 이름을 외우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았다. 교육 덕분에 유치원에 무사히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는 유치원 입학이 대학 입학 한 것 마냥 감격스러웠다고 한다.


“유치원 졸업을 하고는 점자교육을 시작했어요. 제가 먼저 점자를 배우고, 아이에게 점자를 알려줬어요. 맹학교를 다니면서 안마와 침술도 배웠어요. 

하지만 자폐증상이 있기에 응용력도 떨어지고, 기술도 없어서 직업을 삼기는 힘들었어요. 그래서 ‘공부’라는 목표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죠.”
명지전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서 엄마와 함께 수업을 듣고, 엄마가 직접 찍은 점자교재로 반복해서 공부한 승종 씨는 덕분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평택대학교에 편입을 했지만 왕복 6시간의 통학시간은 그와 엄마를 지치게 만들었다. 박사학위가 목표였던 그들에게는 엄마의 갑작스런 건강문제가 전환점이 되었다.


“통학 길에 제가 갑자기 실신을 하게 되었어요. ‘내가 아프면 우리 아이는 어떻게 하나’ 생각부터 나더라고요. 남편과 상의 하에 공부를 계속 하겠다는 아이를 설득시켜서 자퇴를 했어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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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 목표를 두고 달리는 것은 승종 씨뿐만이 아니었다. 함께 달려 나가던 엄마에게는 목표 상실과 함께 우울증이 찾아왔다. 하지만 승종 씨의 활동보조인이 생기고, 엄마의 시간이 생기며 우울증을 극복해나갔다. 활동보조인과 함께 복지관의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승종 씨에게도 좋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공부가 전부였던 그에게 악기연주, 요리, 요가, 노래, 시낭송 등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이 생긴 것이다.


“많이 변했죠. 자폐증상이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예전에는 그게 ‘공부’였어요. 이제는 ‘취미생활’에 몰두하게 된 거죠. 훨씬 행복해보여요. 

또,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이제는 복지관 다녀오면 ‘오늘은 그 아줌마가 복지관에 안 왔어’라면서 챙기더라고요. 아직은 관계 형성도 어렵고 의사소통도 안 되지만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복지관에서 같이 프로그램 하는 시각장애인 어르신들도 승종이 예쁘다고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승종씨 부모님의 꿈은 작고 소박하다. 그저 아프지 않고 오래 함께 사는 것.
“욕심 부리지 않아요. 하고 싶은 거 많이 하면서 승종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오래오래 함께 하는 것이 가족들의 꿈입니다.”

글·사진 박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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