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창가에 모여드는 별들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누나~”
윤수일 밴드의 ‘제2의 고향’의 가사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노래이거나, 길을 걷다 마주친 우연의 노래이지만,
이태영(남, 84세, 저시력) 씨에게는 다릅니다. 이 노래는 인생의 즐거움이자 삶의 원동력이라 이야기합니다.
굴곡 없는 일직선처럼 나아가던 그는 2000년 갑작스레 찾아온 황반변성으로 시력이 감소하면서 완만하던 삶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평소 걷던 길이 낯설게 느껴졌고, 또렷하게 보이던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안개 속에서 보듯 뿌옇게 보였습니다.
좋아하던 취미활동도 예전처럼 원만하게 하지 못해 포기하고 하염없이 걷기만 했습니다.
힘없이 걸어가던 어느 날, 흰지팡이로 보행하며 일정한 방향으로 걸어가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어딜 그리 열심히 가십니까?” 호기심에 행인에게 물었습니다. “여기 복지관에 놀러 가지요.”
당연하듯 뽐내는 대답을 시작으로 복지관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고 그는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발견하였습니다.
“예전에는 사교댄스도 하고, 태권도도 하는 등 움직이는 걸 좋아했어요. 눈이 나빠지면서 그런 활동을 포기했었죠.
그런데 시각장애가 있음에도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들으니 속으로 깜짝 놀랐어요.
기대감 없이 걷던 길거리에서 제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듣게 되었으니까요.”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다시 한번 삶의 의욕이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본 복지관을 이용하며 재활훈련을 받고 보행하는 방법과 점자를 읽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새로운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된 그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활동하는 과정에서 노래 부르기라는 새로운 취미도 가지게 되었고 굴곡졌던 그의 삶은 다시 일직선으로 쭉 뻗어 나아갔습니다.
“눈이 나빠지면서 이렇다 할 취미도 없이 마냥 하루를 보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지요.
부르고 싶은 노래를 찾아 계속 듣고 따라 부르면서 세상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명곡을 외워서 멋들어지게 부르니까 내가 명가수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마치 청춘을 노래하는 기분입니다.”
현재 그는 복지관에서 문화대학, 수영, 하모니카, 사물놀이 등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활동 중 노래를 배우고 부를 수 있는 신바람노래교실 프로그램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노래를 주로 부르냐는 질문에 자신은 라디오를 들으며 배우고 싶은 명곡을 찾고,
그렇게 찾은 노래의 가사는 복지관 직원의 도움을 받아 확인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가사까지 알게 된 곡을 쉬는 날마다 맹연습하는 등 즐거운 삶을 보내고 있다고 대답한 그는 노래하는 지금의 자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예전에는 노래하라고 하면 음만 흥얼거렸죠. 지금처럼 가사를 외워 부르지 못했어요.
요즘은 평일이 되었건 주말이 되었건 노래를 듣고 있거나, 따라 부르며 즐거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요. 지금의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싶어요.”
의자에 앉아 연습하던 노래를 부르며 팔십의 청춘을 불태우고 있는 그는 현재 자신의 목표를 다음과 같다고 말합니다.
“요즘 외우고 있는 곡이 ‘제2의 고향’이라는 곡입니다. 1절을 완벽하게 부르고 나아가 2절까지 완창하는 것. 이것이 제 목표이자 도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