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는 와중에 복지관에도 훈훈한 미담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복지관에서 재활훈련을 받았던 시각장애인 훈련생이 다른 시각장애인을 후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인데요. 복지관 임직원에게 대학교 시절 기숙사 비를 후원받았던 사례가 있던 분이라 더 남다르게 들려왔습니다. 익명으로 후원하는 지라 인터뷰 시도가 쉽지 않았지만, ‘등대’에 좋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편집자의 간곡한 부탁에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후원자 A씨(남, 시각장애 1급)는 익명으로 시각장애인 학생을 후원하길 요청하였는데요. 후원을 받는 학생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 도와주면 그 친구가 마음이 상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복지관을 통해서 익명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보기로 결정이 났어요.”
A씨의 이야기가 더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는 시각장애인 후원자인 이유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는 올해 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복수 전공이었던 영어교육 전공을 살려 중등교원 임용시험 영어교과에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지난 3월부터 일반 중학교 영어선생님으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정안인도 쉽지 않은 임용고시를 합격하고 꿈을 실현한 것도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인데,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후원을 하겠다니 정말 기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대학교를 다니면서 만나게 된 학습도우미 친구와 함께 후원을 하게 되었는데요. 학습도우미 친구는 A씨의 곁에서 1학년 때부터 학교생활을 도와주던 절친한 친구라고 합니다. 친구 또한 선뜻 후원을 결정하였다고 하는데요. 그 학생이 힘든 사정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봐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임용고시에 붙어서 후원을 하게 된 것은 아니고 작년 10월부터 친구랑 용돈이라도 모아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후원이 마냥 쉽지 않기 때문에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었는데, 친구가 바로 후원을 함께 하겠다고 말해줘서 다행이다 싶었죠.”
마지막으로 A씨는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 학생이 생활하고 공부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