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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 - 한금주 점역봉사자

“처음에는 한글 점역부터 시작했죠. 그러다가 아이들이 배우는 수학책 점역도 하고, 지금은 일본어를 일본어 점자로 바꾸는 봉사를 하고 있어요.” 일본어 점역은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이 일본어과를 많이 진학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재를 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일본어 점자를 배워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친구들을 만나서 밥 먹고 수다 떠는 보통의 여가시간을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틈틈이 남는 시간에 놀기 보다는 잠깐이라도 봉사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이 훨씬 즐거웠어요. 노는데 시간을 쓰면 시간을 허비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주위의 친구들에게도 노는 시간에 잠깐이라도 함께 봉사활동을 하자고 권유한다고 한다.

또, 그녀의 가정은 자원봉사가 일상화되어있는 가족이다. “아이들도 함께 봉사를 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같이 다녔죠.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원봉사를 다녀서 그런지 장애인에 대해 부담이 없어요. 친근하게 생각해요. 저번에는 아들이 장애인이 대소변 실수하는 모습을 봤는데 망설이지 않고 치우고 도와줬다고 하더라고요.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기특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자원봉사를 다니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봉사를 시작한지 오래되다 보니 이제 봉사가 삶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녀는 길을 지나가다 보는 음료수 캔이나 지하철역 안의 손잡이 등에 있는 점자만 눈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혹시라도 잘못 찍힌 점자를 보게 되면 시각장애인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민원을 넣는 편이라고.

“봉사는 저에겐 힐링이에요. 우울하고 화나는 일이 있어도 점역봉사를 하다보면 어느새 다 잊게 되요. 점자책이 한 권, 한 권 완성될 때나 복지관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뿌듯하고 보람찹니다.”

12년 전 처음 점역봉사를 함께 시작한 6명 중에 혼자만 남은 한금주 씨. 자원봉사를 꾸준히 하지 못하고, 시작도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고 한다. “자원봉사는 스스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원봉사는 꾸준히 하는 것이 최고인데, 억지로 봉사를 하게 되면 꾸준히 할 수가 없죠. 뜻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와 저처럼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