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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 사업, 내년엔 조금 새롭게(익명)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06-29 오후 2:31:49 (조회 : 20)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 사업, 내년엔 조금 새롭게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해마다 5월에서 8월에 걸쳐 장애인의 정보 격차 해소와 사회 통합을 목적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가의 보조기기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여 많은 장애인이 바자회 기다리듯 고대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100만 원 이상의 고가 제품에 한하여서는 본인 부담금이 인상돼 부담스러워진 점도 없지 않다. 다행히도 저소득층 장애인의 본인부담금은 종전과 차이가 없다.
  ‘판매가의 본인 부담금 20%(저소득층의 경우는 10%)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제도’라는 말만 들었을 때에는 매우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크다.
  첫째는, ‘누구나’가 다 원하는 보조기기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조기기 신청자 가운데 먼저 신규자와 재보급 기간 경과자를 1순위로 하고, 같은 순위 내에서도 장애 등급, 경제적 여건, 구직이나 학업·취업 등 사회 활동 참여도, 보급 횟수, 활용도 등을 평가하여 보급 대상자를 선별한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에게 인기 있는 점자정보단말기의 경우는 시쳇말로 로또 당첨과 같다. 보조기기는 말 그대로 장애로 인한 결함을 보조해주는 기기다. 즉 신체의 일부나 다름이 없다. 휠체어가 지체장애인에게는 ‘발’과 같고 보청기가 청각장애인에게는 ‘귀’와 같은 것과 마찬가지이듯이, 점자정보단말기는 점자를 주요 정보 접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눈’과 같은 것이다. 이 같은 신체의 일부인 보조기기가 복잡한 선정 과정을 거쳐 운 좋게 선별된 몇몇 사람에게만 지원된다는 것은 인권적 문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저가의 제품이라면 개인적으로 구입이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의 기기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여서 쉽게 구매할 수 없다. 적어도 신체를 대신해 주는 보조기기만은 건강보험급여 대상 보장구로 편입시켜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신청하면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둘째는 현재 시각장애인에게 보급되고 있는 보조기기 모두가 정보 접근과 관련한 제품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점자정보단말기, 음성낭독프로그램, 확대독서기, 광학문자판독기 등등이 그것이다. 시각장애인의 최대 과제는 정보 접근상의 문제 해결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동상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현재 많은 시각장애인이 활동보조인의 안내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24시간 아무 때나 지원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독립적인 이동 시에 안내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정보통신 보조기기의 개발이 시급하다.
  셋째는 보급 제품의 상설 전시장이 없다는 점이다. 보급 사업이 시작되면 한 달여간 전국에서 전시장이 열리고,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제품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 설사 전시장에 갔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세밀하게 제품을 살펴보기도 힘든 형편이다. 이렇게 수박 겉핥기식으로 제품을 보다 보니 구입 후에 이러저러한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1년 연중 제품을 활용해볼 수 있는 상설 전시장이 17개 시도에 각 1곳씩은 설치돼야 할 것이다. 시각장애인복지관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미래는 현재의 반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미래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크지 않더라도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요, 그 변화가 발전의 시초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현재의 연장인 미래는 날짜만 달리한 현재일 뿐이다. 가슴 설레게 하는 그런 ‘미래’를 기대해 보는 것은 욕심일까.
(2018. 7. 1. 제10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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