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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각장애 고려한 스마트한 설계 당당히 요구해야(익명)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06-01 오전 9:51:08 (조회 : 204)
시각장애 고려한 스마트한 설계 당당히 요구해야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한 광고회사에서 캠페인 차원으로 점자양말을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이 한꺼번에 여러 켤레의 양말을 빨아야 할 때, 비슷한 크기와 모양·색상으로 제 짝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점자로 색상을 구분했다고 한다. 남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양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소식이다. 그런데 점자양말을 정안인은 선택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보편적 설계와는 거리가 있다. 어차피 특수한 신체적 조건에서 비롯되는 접근성 욕구의 해결에는 정안인의 필요와 여러 부분에서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되도록 정안인에게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스마트한 설계로 발전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지역에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운전기사 없는 버스가 운행될 때 시각장애인 승객에게 어떤 문제가 있을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요구된다.
  버스가 자율주행하는 시대인데 아직도 정류장에 진입하는 버스가 몇 번인지 알 수 없어 시각장애인 버스 이용에 걸림돌로 남아 있다. 버스 여러 대가 일시에 연달아 들어오면 정류장에서 버스마다 몇 번인지 물어봐야 해서 불편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 그러는 사이에 버스는 떠나버리곤 한다. 몇 번인지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운전기사도 많다. 하물며 운전자가 없는 버스라면 흰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을 인식하여 번호를 방송하는 기능이 장착되어야 하지 않을까.
  교통카드 단말기 위치가 일정하지 않아서 헤매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해외의 어떤 편의점에서는 인공지능 무인계산대가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계산을 해준다고 한다. 이처럼 버스에도 자동정산시스템을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탑승하면 빈 좌석 번호가 음성으로 안내되거나, 각 좌석마다 승객이 앉거나 일어나면 가벼운 신호음이 발생하게 하는 따위의 배려도 필요하다.
  설계의 스마트성이 아쉬운 부분은 우리 생활 주변에 무궁무진하다. 아파트 현관문의 개폐라든가 세탁기, 전자레인지, 보일러 등을 조작하는 터치화면에 시각장애인의 사용을 용이하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고 얼마든지 탑재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어떤 터치화면이든 화면 하단을 세 손가락으로 두 번이나 세 번 탭하면 음성인식기능이 작동되도록 하여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사용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보통 음성엔진으로 제어한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음성엔진이 작동하지 않으면 전화를 거는 것은 고사하고 오는 전화도 받지 못하게 된다. 전화가 걸려오면 전원버튼과 볼륨버튼을 동시에 눌러서 받게 하는 따위의 음성출력에 의존하지 않는 통화승인기능이 기본환경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시각적 디스플레이는 어느 경우에도 작동되면서 청각적 디스플레이는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때만 열리는 불합리성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각종 장애인편의시설도 스마트해질 요소가 적지 않다. 유도블록을 예로 들면, 통로가 꺾이는 곳에서 유도블록이 늘 직각으로 꺾어진다. 둥근 각도로 휘어지거나 대각선으로 진행되도록 수정해야 한다. 다른 보행자는 다들 짧은 각도로 가는데, 유도블록을 따라가는 사람만 아무도 가지 않는 구석 쪽으로 멀리 돌아가야 하는 것은 단순히 설치의 편의성에만 치중한 결과이다. 화장실에도 유도블록이 설치되어야 한다. 소변기가 위치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유도선이 설치되어야하고, 각각의 소변기 정면 적절한 거리에 점자블록 표시가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설계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적극 고려할만하다. 예를 들어 식물원에 가면 입구에서부터 각 주요 위치마다 명칭을 알려주고, 식물의 이름과 설명을 스마트폰으로 음성 출력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이나 전시장, 시장, 할인매장 등에도 적용하면 우리의 정보세계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스마트하게 설계하는 일에 정작 우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실 각종 장애인편의시설의 설치기술 매뉴얼 작성에 대체로 지체장애인을 대변하는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시각장애인 특유의 정보접근의 필요를 대변하는 기관의 역할이 미미한 것도 문제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스마트한 생활의 설계는 멀고 먼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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