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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기고] 여행 스케치: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3) (김용태)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10-02 오전 10:52:15

조회수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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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기고] 여행 스케치: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3) (김용태)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10-02 오전 10:52:15 (조회 : 809)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3)
 
김용태
 
  공항 밖을 나와 여행사에서 보내 준 차량에 탑승했다. 20여 년이 지나도록 운행된 35인승 버스다. 낡은 차였지만 우리 10명의 일행과 가이드 스태프 3, 13명을 태우기엔 공간이 넉넉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지 가이드가 인원을 점검하고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오늘의 일정을 안내해 주었다. 가이드는 한국인으로, 20여 년째 마닐라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첫날인 오늘은 한식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까인따에 위치한 타하낭 와랑 하다난이라는 규모가 큰 장애인복지종합센터(이하 센터)를 견학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5분 가량 이동해 어느 한식당 앞에 내렸다. 근처를 둘러보니 마치 한국의 어느 시골 읍내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위에는 치킨마루’, ‘봉추찜닭등 우리나라 유명 프랜차이즈가 많이 들어 와 있어 이곳의 분위기가 그리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식당에 들어가니 벌써 동태찌개와 백반이 세팅되어 있었고, 우리나라 교포인 주인이 반갑게 맞았다.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려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한국에 있었다며 언제 필리핀에 도착하냐는 농담을 나누며 웃었다.
  여유 있게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차량에 올라 센터로 향했다. 기관 앞에 도착해 들어가기 전 각자 소속된 기관에서 준비한 후원물품을 챙겨서 내렸다. 나는 이곳 센터를 이용하는 시각장애 이용자들에게 줄 각종 점자 관련 필기구, 점자교육 교구 세트 등을 가져왔다.
  센터 정문 앞에서 관계자가 나오는 동안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규모가 엄청났다. 건물은 단층의 것들이 군데군데 있었지만 넓은 마당과 운동장, 텃밭, 여러 작업장 등이 워낙 넓게 자리하고 있어 끝이 안 보일 정도라 한다. 잠시 후, 센터를 안내해 줄 직원이 등장했다.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으로 이곳 센터 상근 직원이라고 한다. 잠깐의 인사를 나누고 기관 소개가 영어로 시작되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타하낭 와랑 하다난은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복지센터로서 약 13,200제곱미터 이상의 대규모 부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요 시설로는, 특수교육학교, 직업훈련소, 보호작업장, 생산품 제조공장, 기숙사, 텃밭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기숙사 혹은 통학으로 특수교육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졸업 후 직업훈련과정으로 연계해 기술을 익혀 보호작업장에서 생산품을 제조하거나 외부로 취업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소개가 끝나고 직원은 휠체어를 이동해 정문 안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창립자로 보이는 수녀의 동상이 나타났고 설명이 이어졌다.
  “이 센터를 창립한 수녀님입니다. 1970년 경 벨기에에서 이곳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다 열악한 환경에 사는 장애인을 돕고자 각고의 노력 끝에 창립한 시설이 우리 센터이지요. 현재는, 안티폴로 성당이 센터의 재정 지원과 더불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마당을 가로질러 좌측과 우측으로 널찍널찍하게 여러 작업장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경쾌한 음악소리와 함께 장애인 작업자들이 담소를 나누며 각자 맡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먼저 들른 금속 작업장은 망치로 열심히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는데, 휠체어 기성품을 리폼하거나 수리하여 개인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이미 완성됐거나 수리 대기 중인 휠체어들로 가득했다. 다음으로 의약품 포장 작업장에서는 제약회사에서 의뢰받은 각종 약품을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잠시 손을 닦고 있는 한 작업자에게 덥지 않느냐고 말을 걸었더니 이곳 날씨는 덥긴 하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견딜 만하다고 했다. 그리곤 한국어 공부를 잠시 한 적이 있다며 서툰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계속해서 책걸상을 만들어 인근 학교에 납품하는 목재 작업장’, 교회 용품 등을 포장하는 포장 작업장’, 백화점에 납품하는 에코백을 제작하는 봉제 작업장등이 있었다. 40여 분을 돌았는데도 아직 10분의 1도 견학하지 못했다는 가이드의 말에 우리는 모두 다리가 풀리며 실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더운 날씨는 둘째 치고 무수히 많은 파리, 모기 등 각종 벌레가 수시로 날아와 아는 척하고 가는 바람에 인내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심정을 아는지 다음에 들른 작업자 기숙사의 한 여성이 서 있는 우리를 향해 주위의 선풍기 방향을 돌려 바람을 보내주는 게 아닌가!
  작업자 기숙사는 특별히 숙식비는 받지 않으나 한 달에 각자가 사용하게 되는 물값 500페소(11,000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신기한 것은 여기저기 이동할 때마다 뭔가 밟혔는데 그것들이 다 망고란다. 필리핀에는 망고가 흔하다는 말은 들었으나 이렇게 흔할 줄 몰랐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특색 있는 주요 장소만 집중적으로 견학하기로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드넓은 텃밭이 나왔는데 일명 자급농장으로 센터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먹는 채소나 곡식을 직접 재배하는 곳이다. 상추, 고추, 옥수수, 버섯, 감자 등을 키우고 있으며 올해는 가뭄이 들어 큰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의료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클리닉 센터가 있었고, 2013년 일본 대사관의 일부 재정 지원으로 지어진 대형 체육관도 있었다. 이 체육관은 지체장애인이 즐길 수 있도록 휠체어 농구 코트와 보체아 경기가 가능한 시설이 세팅되어 있었다.
  지면상 다 소개하지는 못하나 이 센터는 장애인이 생활하면서 재활과 자립하도록 하는 시설들이 잘 갖춰진 기관이었다. 특히, 교육에서부터 직업훈련, 취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한 센터에서 지원하고 있어 그야말로 종합복지센터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했다.
  이 기관의 이름은 필리핀어로 계단이 없는 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름처럼 정말 이동하는 내내 계단과 문턱이 하나도 없었다. 사실, 필리핀은 복지 수준이 많이 낮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환경에서 본 센터와 같은 굉장한 복지기관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다음 편에 계속...
 
(2019. 10. 1. 제10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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