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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 기고] 여행 스케치: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2) (김용태)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8-30 오후 3:39:50

조회수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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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 기고] 여행 스케치: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2) (김용태)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8-30 오후 3:39:50 (조회 : 785)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2)
 
김용태
 
  힘차게 날아오르던 비행기는 이내 고도와 평형 각도를 맞추는지 몇 번 기울어지거나 오르내리더니 정차한 듯이 안정 상태가 되었다. 이어서 방송을 통해 기장은 현재의 고도, 시간, 날씨 등을 설명하며 안정 상태에 있다고 알렸고, 이어서 스튜어디스가 곧 기내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안내했다.
  어느새 기내에는 군침을 돌게 하는 구수한 요리 냄새와 상큼한 커피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곧 식사가 오려나 봐요.”
  옆자리 일행이 테이블을 펼쳐주며 알려주었다.
  이윽고, 우리가 앉은 좌석으로 승무원이 다가와 메뉴를 선택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조식 메뉴는 비빔밥과 치킨 스테이크 중 골라야 하는데 무엇보다 쌀밥이 좋은 나는 반사적으로 비빔밥을 골랐다. 옆자리 일행은 치킨 스테이크를 선택했다.
  사기로 된 그릇에 메인 식사가 담겨져 있었고, 그 외 국과 반찬, 디저트로 나온 과일은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져 있었다. 또한, 스테인리스로 된 숟가락과 젓가락, 나이프 그리고 냅킨 등은 한꺼번에 정리되어 깔끔하게 비닐로 포장되어 놓여졌다.
  천천히 식사를 세팅하고 맛을 보았다. 꽤나 맛이 괜찮았다. 대략 표현해 보자면, 도시락보다는 좋았고 집밥보다는 살짝 아쉬운 정도였다. 양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아쉬움은 들지 않았다.
  “이것도 한번 드셔보세요.”
  옆자리 일행이 치킨 스테이크 한 조각을 올려주며 권하였다. 맛을 보니 비빔밥을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빔밥보다는 살짝 인스턴트 느낌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
  식사가 끝나고 디저트로 나온 과일과 커피를 홀짝이며 내가 얘기를 시작했다.
  “밖에는 뭐가 보이고 있나요?”
  “지금은 우리가 탄 비행기 옆으로 구름이 지나가고 있어요.”
  정확히 비행기가 구름을 지나고 있는지 구름이 비행기를 지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무튼 구름이 옆에 있다고 하니 높은 하늘에 있긴 있나보다!
  잠시, 기류 이상으로 기체가 갑자기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막 컵을 입으로 가져가던 나는 기체가 꺼지는 바람에 커피가 살포시 코로 들어오고 말았다. 여기서 신기한 사실을 알아냈다. 분명 커피는 쓴맛에 가까운데 코로 들어갔을 때는 매운 느낌이 났다는 것. 그럼 달달한 콜라도 코로 넣으면 매운 맛이 날까 궁금해 하던 찰나, 기체는 잠시 한 번 더 내려앉더니 이윽고 안정 상태가 되었다. 어느새, 그녀는 웃으며 물티슈를 건넨다. 젠틀맨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얼른 다음 대화로 이어갔다.
  “해외에 여러 번 나가 보셨어요?”
  내 물음에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다녀왔었어요. 이번이 세 번째네요.”
  나는 파인애플을 권하며 이어서 질문한다.
  “이번 일정 중에 승마 트레킹이 있던데 말은 타보셨어요?”
  “방금 말씀드렸던 두 나라 말고 우리나라 제주도를 놀러 갔을 때에 잠깐 타 본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달린 게 아니라 천천히 걸어가는 거여서 조금 흔들거릴 뿐 그다지 무섭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사실, 이번 여행 일정 중에 따가이따이 따알호수 승마 트레킹이 있었는데 대략 왕복 1시간 정도를 말을 타고 가야한다. 말타기가 처음인 나에게는 뭔가 큰 숙제로만 다가와 조금 신경이 쓰여서 경험자들의 얘기를 듣고 싶었다. 처음이라 그렇지 한번 타고나면 아무것도 아닐 거라며 나이가 많아 보이는 어르신들도 편하게 타더라는 말에 찜찜함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우리가 디저트와 간식을 곁들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비행기는 어느새 필리핀 상공을 향해 가고 있었고 곧 착륙을 시작하겠다는 안내가 들려왔다.
  몇 단계에 걸쳐 고도를 낮추는가 싶더니 약간의 충격으로 지면과 닿는 느낌이 났다. 이어서 빠른 속도로 활주로를 구르던 비행기는 안정감 있게 서서히 정지하며 트랙과 연결되었다.
  우리 일행은 모두 자리를 정리하며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트랙을 지나 처음 공항에 도착한 느낌은 매우 습하고 더웠다. 마치 수목원이나 비닐하우스에 들어온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줄을 서서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기다려야 했다. 여기서부터 조금 생소한 광경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는 줄은 줄지가 않고 시간은 자꾸자꾸 흘러만 가는 것이다. 무슨 인터뷰를 그리 길게 하는지 한 사람이 지날 때마다 이런저런 질문을 영어로 묻고 또 되묻고 하니 이거 몇 시간은 걸리겠다 싶었다. 과연 한 시간이 지나서야 우리 차례가 되었고 한국은 신용등급이 높아서인지 우리 일행 한 사람마다 거의 30초 만에 통과해 허탈했다. 아무튼 이제 정말 필리핀으로 들어온 것이다.
  짐을 찾은 후 필리핀 통신사의 유심을 구입하거나 로밍 설정을 확인하는 등 가장 먼저 휴대폰 상태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곧 여행사에서 보내준 차량이 우리를 데리러 오고 있다고 했다.
  자! 앞으로 이곳에선 어떤 재미난 일들이 벌어질까! 설레고 두렵고 덥고 피곤하고 오만 가지 느낌이 동시에 몰려왔다.
  다음 편에 계속...
 
(2019. 9. 1. 제10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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