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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 기고] 여행 스케치: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1) (김용태)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8-14 오후 4:54:18

조회수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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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 기고] 여행 스케치: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1) (김용태)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8-14 오후 4:54:18 (조회 : 830)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1)
 
김용태
 
  이번에 34일로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공식적으로는 해외 기관 견학 연수이지만 겸사겸사 관광이 포함된 패키지 여행이었다.
  62일 아침 85분 필리핀 마닐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거의 밤잠을 설쳤다. 집에서 인천공항까지의 여정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늦잠을 자는 순간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편히 잠이 올 리가 없었다.
  전날 9시부터 잠자리에 들었으나 멀뚱멀뚱 눈만 뜬 채로 새벽 3시를 맞았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준비를 시작했다. 집 근처 공항버스가 420분에 있어 그 차를 타기 위해선 지금쯤은 일어나야하기 때문. 어제 싸둔 짐을 점검하고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가족의 차량으로 두어 코스 떨어진 공항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가 오기 10분 전. 이 시간에도 세상은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다. 정류장 근처 소방서에서는 소방차 물탱크에 분주히 물을 채우고 있었고, 옆 병원에서는 식자재 납품 차량이 주차 중이었다.
  열심히 돌아가는 광경 가운데 몽롱하게 배낭을 메고 멀뚱히 서 있던 나는 괜스레 세상과의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무렵, 공항버스가 도착했다. 교통카드로 결제를 마치고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 자리는 매우 넓고 편안했고 승객은 많지 않았다.
  약 1시간을 달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고 집결지에 모여 있는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연락을 시작했다. 이 여행은 사실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고 처음 만나는 이들과 떠나는 여행이다. 서울 소재 사회복지기관에 종사하는 이들을 선정해 팀을 만들어 떠나는 연수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초면인 상태에서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기분이 참 묘했다.
  집결지에 먼저 도착해 있던 일행 중 한 사람이 나를 만나기 위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서 있는 게이트 번호를 알아야 찾을 수가 있는데 무턱대고 내린 나에게는 그런 정보가 없었다. 발소리가 들리는 대로 아무나 붙잡고 게이트 번호를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샬라샬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얄라
  이게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인가! 중국어 같기도 하고 베트남어 같기도 하고... 아무튼 서로는 서로를 당황시키고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일단 땡큐를 외치고 돌아서서 다른 사람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불러 세우기가 매우 어려웠다. 간신히 서서 무언가를 챙기고 있는 사람을 찾아 게이트 번호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부라카타부라 수수리사바하
  이런! 마치 외국 공항에 있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간 걸까! 공항에서도 지하철역처럼 안내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몇 번의 무대뽀식 질문 시도와 각국어의 대답을 들은 후 안 되겠다 싶어 버스에서 내렸던 자리로 돌아가 흰지팡이를 편 채로 서 있기로 했고 일행이 그것을 보고 찾아오기로 했다.
  다행히 우리는 만났고 집결시간 10분 전인 550분에 무사히 합류할 수 있었다. 이윽고, 출국 절차를 밟기 위해 이동했다. 바로 표 들고 비행기 타고 떠났으면 싶은데 왜 이리 절차는 많은지... 카운터 체크인, 항공권 발권, 수화물 위탁, 보안 검색, 출국 심사 등 몇 단계를 거쳐서야 절차가 완료됐다. 다들 어디로 가는지 관문마다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 우리가 타고 갈 기종은 보잉 747기로 복층 구조의 돌고래 형상을 하고 있다는 그 대형 비행기였다. 마닐라로 가는 여행객은 많지 않아 작은 기종을 탈 것이라 예상했는데 많이들 가나보다.
  여행지가 필리핀으로 정해졌을 때 걱정이 좀 되었었다. 치안 상태도 불안하고 여러 사건 소식도 들려오던 차에 지진까지 있어 과연 내가 무사히 다녀올 수나 있을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행히, 지금처럼 여전히 오가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니 그렇게 위험하진 않을 것 같았다.
  일행들은 모두 그룹으로 묶여 앞뒤 혹은 양옆으로 몰아서 좌석을 배정받았다. 우리는 좌측 날개 쪽에 앉았으며 내 옆에는 동작구에 소재한 기관의 사회복지사가 자리했다.
  좌석 앞에 있는 태블릿을 조작해 음악과 영화 등을 볼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었는데 시각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접근성 옵션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동안 앞좌석 태블릿 밑에 비치된 헤드셋의 포장을 뜯어 연결해 보았다. 저가형으로 보이는 이 헤드셋은 잭이 두 개로 되어 있어 다른 기기들과는 호환되지 않아 보였다. 아마도 가져가지 말라는 의미인 듯싶다. 착용감과 음질을 보아하니 그다지 탐나지는 않았다. 내가 가져온 이어폰을 연결해보니 모노로만 출력이 되어 오로지 비치된 헤드셋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 같았다. 젠더를 연결한다면 가능할지는 실험해보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옆자리 일행의 도움으로 성난 황소’, ‘밀정등 영화와 최신 가요 콘텐츠들을 재생해 보았다. 하지만, 좌석이 좌측 날개의 엔진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주변 소리가 커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옆 일행에게 말을 걸어 이야기나 나누면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는 동안 비행기는 열심히 활주로를 달리고 있었고 곧 이륙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기체가 하늘을 향해 힘차게 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가는구나!
  다음 편에 계속...
 
(2019. 8. 15. 제10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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