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긴 사랑
김창민
잊을 수만 있다면 잊어버리겠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그리하겠습니다. 오랜 세월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도 잊지 못할 고통도 가슴 아픈 사연도 잊을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리하겠습니다. 당신은 그리하시라 부탁했건만 아직도 못난 나는 꽃무릇 사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지붕 아래 20여 년을 같이 보냈습니다. 이제는 함께한 시간보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더 길어졌지요. 당신께서는 떠나며 미안해했지만, 당신은 하늘나라에 나는 이렇게 외로이 땅 위에 언제나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2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우리의 꽃무릇 긴 사랑은 어느 때야 끝이 날까요? 한 뿌리에 함께 자라면서도 단 한 번도 마주 볼 수 없는 꽃무릇 나무들처럼 그렇게 살아온 우리의 애통한 사연이 참으로 억울하고 원망스럽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애절하게 차마 두고 갈 수 없다던 그 어린 딸은 이제 아기 엄마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조금씩 멀어지는 딸의 마음을 느끼며 지난날이 더욱 간절해지나 봅니다. 하루가 가면 또 힘겨운 하루가 다가오지만 언젠가는 당신의 영원한 쉼터에서 쉴 수 있는 그때가 오겠지요. 아마도 그때가 우리 꽃무릇 긴 사랑의 여정이 끝나는 날일 테지요. 그래요 잊을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만 아직도 당신은 나에겐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의 숨결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오직 한 마음을 지킵니다. 당신은 그리하시라 부탁했건만 못난 나는 꽃무릇 사랑을 벗어나지 못한 까닭입니다.
* 꽃무릇(석산화)은 9월~10월에 붉은 꽃이 피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꽃이 시든 후에 잎이 피어나고 잎이 시든 후에 꽃이 피기 때문에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상사화’라고 하는 애틋한 이름도 붙여졌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데 다음 해 봄에 시든다.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홈페이지)
* 꽃무릇(석산화)은 9월~10월에 붉은 꽃이 피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꽃이 시든 후에 잎이 피어나고 잎이 시든 후에 꽃이 피기 때문에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상사화’라고 하는 애틋한 이름도 붙여졌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이 떨어진 다음 짙은 녹색의 잎이 나오는데 다음 해 봄에 시든다.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