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혼수 가전과 가구 구매기
강시연
신혼집 계약을 완료한 뒤 본격적인 혼수 구매가 시작되었다. 방이 3개였으므로 각 방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의논하여 가장 큰 안방을 침실로, 중간 방을 서재로, 가장 작은방을 드레스 룸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또 어떤 가구와 가전제품들이 필요할지 생각해 리스트를 작성한 뒤 어떤 경로로 구매할지 알아보았다.
침대나 옷장, 화장대 등 큰 가구는 가구업체에 직접 방문해 결정하기로 하고 거실 장과 2인용 식탁, 책상 등 작은 가구는 인터넷 쇼핑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 뒤에 가구업체의 홈페이지와 상품평을 열심히 검색해보았다. 이때 흔히 알려진 대형 브랜드 가구 업체는 온라인에서만 주문하고 판매하는 온라인전용 브랜드를 따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물 보는 게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혼수를 준비하면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신혼가구는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얘기였다. 왜냐하면 아이가 태어나 활동을 하는 그 순간부터 모든 가구가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또 아이의 장난감 겸 놀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실 장과 2인용 식탁, 2인용 책상과 의자, 전자레인지 장은 모두 인터넷 쇼핑을 통해 언제 교체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격, 그렇지만 품질도 괜찮은 제품으로 나름 열심히 골라 구매했고 현재까지도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그 밖에 침대와 소파, 옷장, 화장대, 서랍장 등의 대형 가구는 판매와 제조를 함께 하는 한 디자인가구 업체를 통해 구매했다. 그런데 당시 예비신랑이었던 지금의 남편이 침대 매트리스와 소파를 고르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어떻게 알았는지 진열된 상품 중에서 제일 비싼 것만 쏙쏙 고르는 바람에 무척 얄밉고 가슴 철렁했던 기억이 난다.
온라인 구매를 통해서는 저렴한 가격을, 오프라인 구매를 통해서는 여러 가지 서비스와 사은품이라는 혜택을 요령 좋게 잘 잡았다. 드디어 정해진 날짜에 주문한 가구를 받아 생각했던 위치에 배치했다. 비록 사이즈가 모자라 옷장 세 통이 옷장 두 통과 5단 서랍장으로 바뀌기도 하고, 주문했던 아일랜드 식탁을 취소하는 에피소드도 있긴 했다. 그래도 허전하기만 하던 보금자리에 하나둘 가구들을 배치하고 보니 그제야 조금 사람 사는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3인치 TV는 친정에서 쓰던 것을 받아 공짜로 생겼다. 시어머님이 주신 소형 세탁기는 살림을 합친 후, 안내견 빨래 전용기로 사용했다.
이 외의 가전제품은 여러 경로로 수소문해본 결과, 백화점이나 가전마트도 좋지만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 가전제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유명 종합매장이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우선 그곳을 방문해보았다.
첫 번째 매장의 경우 취급제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담당 직원의 응대 역시 만족스럽지 못해 결국 두 번째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우리가 원하던 제품을 대부분 직접 볼 수 있었다. 특히 터치패널과 그 사용 여부가 굉장히 중요했던 우리 부부는 여러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냉장고는 양문형에 홈바가 있는 단순한 모델로 골랐고, 전자레인지는 오븐 겸용이면서 터치패널이 아닌 버튼식으로 선택했다. 원래는 에어프라이어 기능이 있는 복합레인지를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조작부가 터치패널로 이루어져 있고, 자동요리코스도 너무 많아 직접 컨트롤할 자신이 없어 결국 포기했다. 가스레인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원래 사고자 했던 전기레인지는 터치패널로 조작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결국 일반 가스레인지로 구매했다. 또 세탁기는 드럼이 아닌 15kg 일반 통돌이 세탁기로 구매했다. 빨래건조기도 함께 구매했다. 당시만 해도 건조기를 사용한 적이 없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나와 대학교 기숙사에서 이미 건조기의 신세계를 맛본 남편 사이에 연애 후 처음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대혈투를 벌이며 어렵게 구매를 결정했다. 지금에 와서 보니 건조기가 없었으면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소형 가전제품들이 있는데 전기밥솥은 음성지원이 가능한 모델명을 검색해 구매했고, 진공청소기는 두 마리 안내견의 털을 모두 감당할 수 있어야 하기에 가격은 비쌌지만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해외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또 무릎 꿇고 물걸레질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스팀청소기를 구매했고, 화장실에는 남편을 위한 비데도 구입해 설치했다.
벌써 남편과 내가 결혼한 지 4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변함이 없는 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터치패널은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기만 한다. 혼수를 준비하던 설레는 그 순간마저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소외감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침대나 옷장, 화장대 등 큰 가구는 가구업체에 직접 방문해 결정하기로 하고 거실 장과 2인용 식탁, 책상 등 작은 가구는 인터넷 쇼핑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 뒤에 가구업체의 홈페이지와 상품평을 열심히 검색해보았다. 이때 흔히 알려진 대형 브랜드 가구 업체는 온라인에서만 주문하고 판매하는 온라인전용 브랜드를 따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물 보는 게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혼수를 준비하면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신혼가구는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얘기였다. 왜냐하면 아이가 태어나 활동을 하는 그 순간부터 모든 가구가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또 아이의 장난감 겸 놀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실 장과 2인용 식탁, 2인용 책상과 의자, 전자레인지 장은 모두 인터넷 쇼핑을 통해 언제 교체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격, 그렇지만 품질도 괜찮은 제품으로 나름 열심히 골라 구매했고 현재까지도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그 밖에 침대와 소파, 옷장, 화장대, 서랍장 등의 대형 가구는 판매와 제조를 함께 하는 한 디자인가구 업체를 통해 구매했다. 그런데 당시 예비신랑이었던 지금의 남편이 침대 매트리스와 소파를 고르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어떻게 알았는지 진열된 상품 중에서 제일 비싼 것만 쏙쏙 고르는 바람에 무척 얄밉고 가슴 철렁했던 기억이 난다.
온라인 구매를 통해서는 저렴한 가격을, 오프라인 구매를 통해서는 여러 가지 서비스와 사은품이라는 혜택을 요령 좋게 잘 잡았다. 드디어 정해진 날짜에 주문한 가구를 받아 생각했던 위치에 배치했다. 비록 사이즈가 모자라 옷장 세 통이 옷장 두 통과 5단 서랍장으로 바뀌기도 하고, 주문했던 아일랜드 식탁을 취소하는 에피소드도 있긴 했다. 그래도 허전하기만 하던 보금자리에 하나둘 가구들을 배치하고 보니 그제야 조금 사람 사는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3인치 TV는 친정에서 쓰던 것을 받아 공짜로 생겼다. 시어머님이 주신 소형 세탁기는 살림을 합친 후, 안내견 빨래 전용기로 사용했다.
이 외의 가전제품은 여러 경로로 수소문해본 결과, 백화점이나 가전마트도 좋지만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 가전제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유명 종합매장이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우선 그곳을 방문해보았다.
첫 번째 매장의 경우 취급제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담당 직원의 응대 역시 만족스럽지 못해 결국 두 번째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우리가 원하던 제품을 대부분 직접 볼 수 있었다. 특히 터치패널과 그 사용 여부가 굉장히 중요했던 우리 부부는 여러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냉장고는 양문형에 홈바가 있는 단순한 모델로 골랐고, 전자레인지는 오븐 겸용이면서 터치패널이 아닌 버튼식으로 선택했다. 원래는 에어프라이어 기능이 있는 복합레인지를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조작부가 터치패널로 이루어져 있고, 자동요리코스도 너무 많아 직접 컨트롤할 자신이 없어 결국 포기했다. 가스레인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원래 사고자 했던 전기레인지는 터치패널로 조작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결국 일반 가스레인지로 구매했다. 또 세탁기는 드럼이 아닌 15kg 일반 통돌이 세탁기로 구매했다. 빨래건조기도 함께 구매했다. 당시만 해도 건조기를 사용한 적이 없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나와 대학교 기숙사에서 이미 건조기의 신세계를 맛본 남편 사이에 연애 후 처음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대혈투를 벌이며 어렵게 구매를 결정했다. 지금에 와서 보니 건조기가 없었으면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소형 가전제품들이 있는데 전기밥솥은 음성지원이 가능한 모델명을 검색해 구매했고, 진공청소기는 두 마리 안내견의 털을 모두 감당할 수 있어야 하기에 가격은 비쌌지만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해외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또 무릎 꿇고 물걸레질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스팀청소기를 구매했고, 화장실에는 남편을 위한 비데도 구입해 설치했다.
벌써 남편과 내가 결혼한 지 4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변함이 없는 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터치패널은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기만 한다. 혼수를 준비하던 설레는 그 순간마저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소외감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2018. 8. 1. 제10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