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고등어구이, 제주 장춘식당
지석봉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맛집도 지난 편에 이어 푸르른 바다와 맑은 공기의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에는 TV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유명해진 맛집들이 정말 많은데요,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방송에 나왔다고 해서 모두 다 맛있는 식당은 아니잖아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식당은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으로, 40년을 한 곳에서 지켜온 로컬식당이 되겠습니다.
제주공항 근처에 전통시장인 동문시장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제주도의 특산물인 우도땅콩을 비롯해서 기념품들과 현지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장춘식당은 동문시장 10번 게이트를 이용하면 가깝고 편하게 찾으실 수 있는데요.
제가 처음 이곳 식당을 방문했을 때는 사실 이곳 식당을 가기 위함이 아니라, 시장 내 오메기떡 판매하는 곳을 찾다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요. 생선구이 냄새가 얼마나 맛있게 나던지요, 그 냄새에 이끌려 발길을 멈추고 이곳 식당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고등어와 갈치 같은 생선구이와 갈치조림, 성게미역국과 비빔밥, 소머리국밥 등을 파는데요. 특히 생선구이는 다른 어떤 곳의 생선구이와의 비교를 거부할 만큼 가히 끝내주는 맛이라 하겠습니다.
식당 앞에서는 연탄불로 생선을 굽고 계셨는데요. 주문과 동시에 추억의 연탄불에 고등어나 갈치를 구워 주기 때문에 어느 식당보다 훨씬 신선하고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식당 내부는 10개 남짓의 4인용 입식 테이블이 홀을 차지하고 있으며, 점심시간 때나 저녁시간 때에는 줄을 서야지만 음식의 맛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식탁에 자리를 잡자마자 고등어구이와 갈치조림, 성게미역국을 주문했는데요. 이곳 장춘식당에서는 모든 반찬과 메뉴들의 식재료들은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밑반찬으로는 매일매일 직접 담그는 김치와 깍두기가 나오는데요. 무의 아삭함과 배추의 달달하고 감칠맛 나는 것이 배추김치와 깍두기만으로도 밥 한 그릇은 뚝딱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입니다.
그 외의 반찬으로는 어묵볶음과 콩나물무침, 깻잎 장아찌와 콩장이 나왔는데요. 모든 반찬이 간이 세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 마치 집밥을 먹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성게미역국과 고등어구이가 나왔는데요. 미역국에는 성게 알이 푸짐하게 들어있고, 비린 맛이 없이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느껴졌습니다. 집에서 흔히 먹는 미역국을 왜 밖에 나가서까지 사먹느냐는 분들 계실 텐데요, 이곳을 비롯해서 제주도에서 성게미역국을 먹어본다면 집에서 먹던 미역국과는 색다른 맛을 분명히 가지실 것 같고요. 미역국 본연의 부드러움에 성게의 바다내음까지 더해져 깊은 국물의 맛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입니다.
고등어구이는 한 마리에 2인 정도가 먹으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데요. 그냥 시장의 생선구이가 얼마나 클까 우려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글지글 연탄불에 바로 구워 낸 고등어의 사이즈를 보면 놀랄 정도로 매우 큽니다. 이 고등어구이는 냄새만으로도 50점은 먹고 들어간다 생각들만큼 석쇠에 얹어 연탄불에 구워 낸 고등어구이는 냄새 만족, 맛 만족을 느끼실 텐데요.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습니다.
시각적으로는 고등어 사이즈로, 청각적으로는 구워지는 지글지글 소리로, 후각적으로는 고소한 냄새로, 미각적으로는 국내산 고등어의 풍부한 식감으로, 한마디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고등어구이라 하겠습니다.
겨자 맛 소스가 제공되는데요. 가끔 소스를 찍어 먹어도 고등어구이와 궁합이 잘 맞아 새로운 맛을 맛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치조림이 나왔는데요, 제주도 와서 갈치조림 안 먹고 가면 제주도 다녀간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만큼 꼭 먹어야 하는 음식입니다.
큰 규모의 유명한 맛집에 비해 절대 크기나 맛이 떨어지지 않고요 양념이 얼마나 맛있던지요. 배가 불렀음에도 밥을 더 주문하여 갈치조림을 클리어 했습니다. 갈치 살도 많고 양념이 속까지 잘 배어 이곳 식당 근처에 살면 1주일에 한두 번은 와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곳의 또 하나의 장점은 비교적 아침 일찍 식당을 연다는 것인데요, 관광지일수록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점심시간 때부터 식당 문을 열어 아침에는 먹을 식당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곳은 오전 8시부터 오픈을 해서 아침에 찾아도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피서철이 다가왔는데요. 견문을 넓힌다는 이유로 외국 여행 많이 가시지만 우리나라에도 외국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과 식욕을 자극하는 맛집들도 많이 있으니 제주도를 비롯한 삼천리 금수강산을 둘러보시기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장춘식당을 들르셨다면 시장 내 오메기떡 판매하는 곳도 들러서 제주도의 전통 떡을 맛보시기 바라겠습니다.
* 메뉴: 고등어구이 15,000원, 갈치조림 15,000원, 성게미역국 10,000원, 성게비빔밥 25,000원, 소머리국밥 9,000원, 순대국밥 8,000원, 갈치구이(대) 70,000원, 갈치구이(중) 60,000원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문로4길 9-6
*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 전화번호: 064-757-2548
(2019. 7. 15. 제102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