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원기 충전의 으뜸 장어구이, 만가
지석봉
삼복더위를 이겨내신 독자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엔 높은 온도와 습기로 인해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보양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요. 복날마다 자주 찾는 삼계탕이나 영계백숙, 그리고 기호에 따라 보신탕까지 보양식의 천국이라 불리울 만큼 많은 식당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보양식 식당 중에서 으뜸이라 생각되는 장어구이가 맛있는 서촌의 ‘만가’를 소개해 드리려 하는데요. 지하철에서도 멀지 않고 모든 구이 음식을 종업원들이 구워주기 때문에 전맹들끼리만 방문을 해도 불편함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더구나 한시련 종로지회 행사를 이곳에서 자주 개최하여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좋아 정말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데요, 바로 만가로 떠나볼까요?
이곳은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바로 앞 왼쪽 골목으로 좌회전해서 약 2분 가량 걸어가면 삼거리 왼쪽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룸이 있어 독립된 공간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신발 벗는 것이 싫은 분들은 입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 음식을 맛보면 됩니다.
이곳 식당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인데요. 장어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등심 주물럭이나 삼겹살, 갈비살 같은 고기류도 판매를 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여름 보양식은 장어라는 의견 통일이 있어 저희 일행은 장어구이를 주문했는데요. 어떤 분들은 몸에 좋은지는 알지만 너무 비싸서 먹겠냐는 말씀도 하시는데요. 팁을 하나 드리자면 친한 분들끼리 나들이나 맛집 방문을 위해서 매월 일정 금액을 모은다면 비싼 음식도 큰 부담 없이 맛볼 수 있습니다.
주문과 함께 불판이 올라가고 밑반찬들이 나오는데요. 이곳의 불판은 숯 대신 마른 옥수수를 넣고 가열을 하는데, 옥수수가 장어의 잡내를 잡아주고 발열력도 좋아 빨리 구울 수 있어 마른 옥수수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 만가의 자랑은 밑반찬들인데요. 종류는 5~6가지 나오지만 그 맛이 하나하나 끝내줍니다. 사장님이 전라도 분이셔서 손맛이 아주 좋은데다가, 바로바로 만들어서인지 신선함이 느껴집니다.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이곳은 종업원이 장어를 직접 구워 주는데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일일이 앞접시에 구운 장어를 덜어 주기도 합니다.
저는 고깃집에서도 제일 첫 점은 아무것도 안 찍고 그냥 먹어보는데요. 이곳에서 한입을 먹어보고 환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식감이 탱글탱글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요. 잡내 없이 장어 본연의 맛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느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에 한가득 전해오는데요. 이래서 비싸도 장어를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선 음식에서 안쪽으로 미끌거리는 식감이 있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숙련된 종업원이 구워서인지 크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고요.
쌈을 싸서 먹어도 정말 맛있는데요. 상추나 깻잎을 손에 얹고 장어를 한 점 올린 뒤 생강채와 마늘, 고추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명이나물이나 갓김치를 올려 한 쌈 싸서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야채의 아삭함과 함께 장어의 느끼함과 약간의 불 맛, 그리고 명이나물이나 갓김치의 감칠맛까지 최고의 궁합이라 하겠습니다.
1인분으로 배가 차지 않았다면 장어보다 저렴한 삼겹살을 주문하거나 식사류로 속을 든든하게 하실 수 있는데요. 삼겹살이나 등심 주물럭 같은 고기도 장어와 같이 직접 구워 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며, 식사류도 된장찌개, 장어탕, 갈비탕, 냉면 등 다양하게 있으니 입맛에 맞게 골라 먹으면 됩니다.
또한 점심시간 한정으로 장어 정식 메뉴가 있는데요. 각종 밑반찬과 장어 약 반 마리, 우거지탕이 나와 가성비가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 사장님이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를 주실 때도 있으며 후식으로는 제철 과일이 제공되니 후식까지 꼭 드시고 오길 바랍니다.
전맹 시각장애인들끼리 고기나 장어를 먹고 싶지만 구울 사람이 없어 못 먹는 경우 더러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린 만가에 방문하셔서 불편함 없이 구이 음식 즐겨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어를 먹다 보면 장어 꼬리가 정력에 좋다면서 서로 먹으려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특별히 근거는 없는 얘기라 하니 굳이 살 없는 꼬리 먹으려 하지 말고 두툼한 몸통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 메뉴: 장어구이 1인분 3만 원, 장어정식 2만 원(점심 한정), 갈비탕 1만 2천 원, 장어탕 1만 원, 우거지탕, 뚝배기불고기 7천 원
*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103-19
* 전화: 02-720-5797
(2019. 8. 15. 제103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