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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아일보]“시각장애인 정보 갈증, 제가 앞장서 풀어줘야죠”
작성자 박아영 작성일 2016-12-19 (조회 : 917)
“시각장애인 정보 갈증, 제가 앞장서 풀어줘야죠”
[동아일보] 입력 2016-12-19 03:00:00 | 수정 2016-12-19 04:38:03


“시각장애인 정보 갈증, 제가 앞장서 풀어줘야죠”시각장애 1급인 김병호 삼성전자 수원사회공헌센터 과장이 13일 정보 검색을 위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앞이 전혀 보이지않는 시각장애인들은 손가락과 귀를 이용해 정보기술 기기를 이용한다. 삼성전자 제공
 단순한 눈병인 줄 알았다. 세 살배기 아들과 아내 배 속에 있던 딸의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고작 28세였다. 의사는 포도막염이라고 진단했다. 처음 듣는 병명은 낯선 만큼 두려웠다. 김병호 삼성전자 수원사회공헌센터 과장(50)은 글자가 잘 안 보일 무렵 3년간 휴직하고 치료에 전념했다. 치료와 함께 낯선 상황에 적응하는 법도 배워야 했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아 흰 지팡이를 이용해 걷는 법부터 점자 읽는 법 등을 익혔다. 순탄치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정보의 결핍이다. 신문을 보지 못하고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은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결국 31세가 되던 1997년 초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는 세상을 원망하는 대신 회사 복직을 선택했다. 그해 4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으로 복귀한 김 과장은 회사 측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교육센터 건립을 제안했다. 빛조차 구별할 수 없는 전맹(全盲)인 자신을 복직시켜 준 회사에 수익성 없는 사회공헌사업까지 제안하는 모험을 택한 것이다. 다행히 삼성전자
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해 시각장애인정보화교육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전자 측은 “김 과장이 휴직 중 시력을 잃었지만 복직하며 시각장애인 정보 교육이라는 좋은 제안을 했고 사업 추진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2011년 이 센터는 스마트폰 대중화 시점과 맞물려 컴퓨터뿐 아니라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를 교육하는 곳으로 확장됐다.

 국내 삼성전자 직원 9만여 명 중 유일한 전맹 직원이 된 김 과장은 센터에 소속돼 시각장애인용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IT 기기 작동법을 육성으로 알려주는 작업이다. 2002년에는 시각장애인 온라인 교육 공간인 ‘삼성애니컴’ 사이트 개설에도 앞장섰다.

 회사도 교육을 적극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스마트엔젤’이라는 봉사팀을 꾸렸다. 1년에 약 30주간 100여 명의 임직원과 그 가족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김 과장도 스마트엔젤의 일원으로 아들딸과 함께 봉사하고 있다.

 8200여 명의 시각장애인이 수강 중인 삼성애니컴의 콘텐츠 담당자인 김 과장이 바라는 것은 두 가지다. 우선 시각장애인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 제품 개발자들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이제는 커 가는 모습을 눈에 새길 수 없는 아들과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김 과장은 “정보 접근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시력을 잃고서야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 못지않게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새로운 뉴스를 들으며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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