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5일 KBS 제3라디오 '우리는 한가족'에서 시각장애인 노인대학 댄스스포츠 관련 인터뷰가 방송됐습니다.
(남자 진행자)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그대로 들려드리는 화제의 현장 시간입니다.
(여자 진행자) 정수진 리포터 나와계십니다. 어서오세요.
(정수진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남자 진행자) 어서오십시오.
(정수진 리포터) 네.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시작할게요. 두 분은 춤을 좋아하는 편이세요?
(여자 진행자) 보는 건 좋아하고 추는 건 잘 못 추고.
(남자 진행자) 저는 어려서 그래도 정상적으로 생활했을 때는 좋아했었어요.
(정수진 리포터) 지금은 좀 싫어하시는가 보다.
(남자 진행자) 지금은 움직임이 불편하니까 어쩔 수 없죠.
(여자 진행자) 리듬감은 그래도 좀 있으셨나봐요. 하하하하.
(남자 진행자) 자기자랑 같아서 좀 멋쩍긴 한데, 홍대 락카페에서 거기 모인 커플 중에서 모든 여자들이 저하고 춤추고 싶어…
(여자 진행자) 우와, 그렇군요. 하하하하. 알겠습니다.
(남자 진행자) 하하하하.
(정수진 리포터) 화려한 과거를 자랑하고 계시는데요. 네.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각장애인들이 앞이 안보이다 보니까 또 춤을 배우기가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따라하면서 열심히 추는 분들이 있어서 제가 만나보고 왔습니다. 바로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하고 있는 댄스스포츠교실인데요. 2009년도부터 해온 거니까 꽤 시간이 흘렀는데, 처음에 이 시간을 만들 때는 ‘시각장애인들이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스포츠여가팀의 서원형 팀장에게 들어보시죠.
(서원형 팀장)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여가활동이라든가 스포츠 이런걸 처음 시작해서 처음 접하고 또 개발해야 되고 보급하는 과정에서 저희들이 수영, 예를 들어서 아쿠아로빅, 요가, 사물놀이 이런걸 접하면서 댄스스포츠도 시각장애인들이 접할 수 있겠나… 처음에는 시험적인 문제로 접근해서 실질적으로 해보니까 시각장애인도 댄스를 할 수 있다, 댄스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큰 성취감에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까, 경연대회라든가 전국체전이라던가 이런데 나가서 가시적인 성과가 되니까… 주변에도 알려지고 적극적으로 참여도가 높죠. 해보면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빠른 속도로 따라오더라 이런걸 느끼죠.
(남자 진행자) 그런데 이게 저는 다른 것보다도 건강에 엄청 좋을 것 같아요.
(여자 진행자) 맞아요. 그쵸. 움직이는데 불편한 시각장애인 분들…
(남자 진행자) 왜냐면 서로 약속하는 거잖아요. 음악에 또 맞추고.
(정수진 리포터) 즐겁게 운동 할 수 있는 건데, 벌써 햇수로 5년째 된 거잖아요. 이 프로그램이 잘 정착을 했다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초창기부터 시작한 분들은 이미 수준급으로 하고 있고요, 이제 막 시작한 신입회원들은 아직 방향감각이나 여러 가지가 서투른 부분이 있는데, 수업현장을 제가 보니깐요, 누가 중급반인지 누가 초급반인지 구분이 가능하더라고요.
(진행자) 하하하하.
(정수진 리포터) 네. 그리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현장이라 수업분위기도 참 화기애애했는데요, 수업시간 전에 와서는 전시간에 배웠던 동작들을 연습하는가 하면, 또 준비운동을 하는데, 이 준비운동도 강사 지휘 하에서 하는 게 아니라 회원들끼리 알아서 준비운동을 하더라고요. 이렇게 몸을 풀고 나면 회원들끼리 손을 잡고 둥글게 모인 상태에서 전에 배웠던 동작들을 해보게 됩니다. 그 현장으로 안내해드릴게요.
(강사) 원을 만들어주세요. 현수 씨 옆에 아리따운 여자 분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정거장. 차렷 자세 하고 계셔야 되죠? 배꼽 눈 연습부터 해볼게요. 배꼽 눈 한 시. 다시 열두 시. 배꼽 눈 세 시, 배꼽 눈 아홉시. 이렇게 하면 우리가 우회전 좌회전 말하지 않아도 방향 조절이 되겠지요. 자, 그러면 지난주에 이어서 차차차 베이직을 천천히 한번 해볼게요. 왼발 전진 열두 시 체크. 정거장. 자, 왼발 아홉 시 방향 옆으로. 차. 차. 차. 네, 다시 오른발 정거장 통해서 여섯 시 후진. 다시 정거장. 팔 찢어지면 큰일나요. 오른발 세 시 방향 옆으로 다리 벌려서 차. 차. 차. 그리고 오른손을 머리위로 높이 들면 뉴욕이라는 동작이 나온다고 그랬어요, 그렇죠? 네. 그리고 얼른 다시 원 안을 보면서 옆에 있는 친구 잡을 수 있나 보세요. 잡혀져야 돼요. 그래야지 정거장으로 제대로 왔어요. 옳지. 그리고 다시 왼발은 아홉 시 방향 옆으로. 사이드 차차 갑니다. 시작. 차.차.차.
(여자 진행자) 춤 지도하는 방법이 좀 남다르신 것 같아요.
(정수진 리포터) 네, 생소한 용어들 나오죠?
(여자 진행자) 정거장, 후진. 이런 용어도 생소하고. 시계방향도 나오고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정수진 리포터) 그렇죠. 시각장애인들이 그냥 보고서는 따라 할 수가 없으니까 설명을 드릴 때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시는 건데요. 몸의 방향을 틀 때도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를 해야하는지 그 회전량을 볼 수가 없으니까 나름의 규칙을 만든 거예요. 시계방향을 차용을 해서 한 시 방향이면 45도 우회전, 또 세시면 우회전으로 90도. 이런 식으로 방향을 트니까 더 나름대로 잘 춤을 출 수가 있는거고, 또 이렇게 하면 파트너와 부딪히지 않게 또 춤을 출 수가 있습니다.
(남자 진행자) 사실 시각장애인들은 몇 시 방향이 익숙해요. 왜냐하면 식탁에서 대개 음식이 놓인 위치를 방향으로 얘기를 해서... 열두 시 방향에 김치. 뭐 이렇게 얘기하죠.
(정수진 리포터) 예. 그렇게 얘기하면 더 이해하기가 쉽기 대문에 그렇게 진행을 하고 있는거고요. 그리고 그룹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개인별로 거의 일대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까 진도가 좀 느리기는 한데 시각장애인들이 댄스스포츠에 흥미를 갖게끔 하는 데는 참 좋은 방법이에요. 그러면 시각장애인을 열심히 지도를 하고 있는 강사를 함께 만나보시죠.
(김자형 강사) 시행착오를 참 많이 거쳤는데, 저도 솔직하게 이분들과 대화를 할 때는 보통 정한인, 비장애인 친구들하고 “날 따라해봐” 할 수 없잖아요. 없기 때문에, 솔직하게 대화로 먼저 이야기를 해야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 대상은 수업이 처음입니다. 대화하거나 말하는 중에 이해가 안될 부분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말로 듣고, 말로 알아들어야 되는 거다. 그래서 ‘제 말에 익숙하게 해주세요’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고, 그 다음, 일대일 티칭으로 제가 우선 이 분들 손을 발처럼 움직여드리고, 제 발을 만져보게 하고, 그리고 또 힘들 때는 제가 그 분들 발을 만져서, 수업하시는 거 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수업을 진행하면서 더디지만, 저희가 한 시간 반 수업을 하면서 사실은 한 동작 정도 밖에 못 나가요. 한 분 한 분을 다 봐드려야 되니까. 그렇지만 그 시간들이 이만큼 이어지고 다 모아지니까 한 작품 두 작품 이렇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저희는 바디랭귀지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수진 리포터) 네. 바디랭귀지로.
(여자 진행자) 그러니까 수강생들에게 잘 배우겠다는 의지가 있고 열심히 따라서 한다면 시간이 흘렀을 때 어느 정도 동작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수진 리포터) 네, 그렇죠. 다들 잘 하려는 열정도 있고요. 노력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걸 배울 때는 많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잖아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건데요,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참가자1) 저는 좀 보거든요. 근데 좀 봐도, 보는 것만으로는 많이 못 따라 가고요. 일일이 잡아주고 바디랭귀지를 해서 그나마 쉽게 따라갔던 것 같고요.
(참가자2) 하다보니까 약이 오르는 거에요. 그 때 이미 중급반에 꼴찌로 붙어서 됐거든요? 중급반은 잘하는데 나는 못하는 걸. 모르니까. 스텝도 모르고 엉뚱하게 엉터리로 막 가고 막 이상하게. 내가 안보이니까 따라 할 수도 없고, 뭐 어떻게 하는지 알어… 그러니까 중급반들 막 다리 붙잡고 보는 거에요. 어떻게 하는거냐고… 나는 한 번 배우고 싶으면 끝까지 하는 성질이 있으니까, 이왕 하는 거 멋있게 재미있게 해야죠.
(참가자3) 처음에는 잘 못할 것 같았는데 지금 따라가느라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하하. 배운 거 자꾸 복습하고 나이 먹었으니까 그걸 자꾸 잊어버리는데, 자꾸 반복해서 하니까 생각나고 기억나서 하는 거죠.
(참가자4) 저도 어렵죠. 하나하나 선생님이 지도해주니까 손발 움직이는 거, 방향 그렇게 열심히 따라 해보는 거죠.
(정수진 리포터) 열심히 하면 되나요?
(참가자4) 열심히 하면 되겠죠, 뭐. 하하하. 자꾸자꾸 하면 되겠죠.
(정수진 리포터) 네. 열심히 하면 다 됩니다. 그렇죠? 하하하. 이렇게 해서 댄스스포츠 하시는 종목이 자이브, 차차차, 룸바까지 가능하고요. 지금은 또 모던댄스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 진행자) 와… 룸바는 정말 어려운데?
(정수진 리포터) 룸바보다 모던댄스가 시각장애인들한테도 어려운 종목인데요. 왜냐하면 이 모던댄스가 이동이 많은 춤이기 때문에 시각적 제약이 있는 분들한테는 힘든 춤이라고 해요. 하지만 해보겠다는 신념으로 지금 모던댄스 중에서 왈츠, 탱고, 또 퀵스텝을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남자 진행자) 어이구, 퀵스텝까지 하면은 그거는 진짜 선수예요.
(정수진 리포터) 거의 선수처럼 잘 하려고 배우고 계신거죠.
(여자 진행자) 다들 잘 하실 것 같아요.
(남자 진행자) 놀랍습니다.
(정수진 리포터) 이분들은 잘하시기도 하고 또 흥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뭐 춤추는 시간만 허락을 한다면 새벽부터 밤까지 추실 분들이고요. 예, 그리고 이분들이 댄스스포츠를 하고 있긴 하지만요. 정안인들이 하는 것과 똑같이 하지는 않으세요. 시각장애인이라는 특성에 맞게 이 분들이 춤을 추기 적합하게 약간의 변형을 하는데, 이것 또한 시각장애인 댄스스포츠만이 갖는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현장 함께 가보시죠.
(강사) 도는 거 잊어버렸죠? 원래 이 스팟턴은 정한인들은 어떻게 춘다 그랬어요? 서로 손바닥 힘으로 밀면서 텐션을 줘서 떨어져서 춤춘다고 그랬죠?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면 어떻게 돼요? 이마 부딪히거나 튕겨나가거나 저기 어디 나자빠져 떨어져요. 그죠? 그래서 서로의 손을 살짝 밀어주고 잡고. 파트너, 지금 우리가 쎄쎄쎄하고 잡고 있는 손을 그 위치를 활용해서, 서로 손을, 손 활용을 잘하셔야 돌아진다고 했어요. 스팟턴 정말 중요해요. 그래야지 우리가 회전을 할 수 있답니다. 남자는 왼발을 세시 방향으로 꼬고, 여자는 오른발을 아홉 시 방향으로 꼬아서, 손의 힘으로 밀고 당기고 잘 하셔야 된다고 그랬어요. 잡고 차차차. 밀고 잡고 차차차. 됐어요. 잘하셨어요. (음악 시작) 뉴욕. 뉴욕 차차차. 차차차. 뉴욕. 자, 푸쉬. 밀고 당기고. 밀고 당기고. 제자리 제자리. 제자리 제자리. 제자리 제자리. 제자리 제자리. 만났어요. (음악 중지) 퍼펙트! 완벽해요! 잘 했어요!
(정수진 리포터) 퍼펙트!
(진행자들) 하하하하.
(정수진 리포터) 정말 잘하시는데요. 보니까 이 댄스스포츠가 움직임이 적인 시각장애인들이 참 즐겁게 할 수 있으면서 운동도 되는 종목이에요. 사실 시각장애인들이 앞이 안 보이다 보니까 활동하는데 두려움이 있는데, 이 운동은 좁은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도 좋고, 또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삶의 활력도 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각장애인분들의 보람을 한 번 들어보실까요?
(남자 진행자) 네.
(참가자1) 이제 좀 밝아지는 거 같아요.
(정수진 리포터) 아, 네. 원래 좀 소심하신 편이셨나봐요.
(참가자1) 많이 소심해요. 아직도 좀 그런데, 좀 많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체전 준비도하고 대회 준비도 하면서 그 때 당시에는 좀 힘들게, 가서 약간 그런 생각도 있었는데, 대회나 공연이나 이렇게 끝나면 뭔가 뿌듯하고 뭔가 성취감도 좀 있고, 자신감도 좀 더 생기는 것 같고.
(참가자2) 두 시간씩 한번 서서 계속 움직여보세요. 다른 운동보다도 땀이 뻘뻘나요, 그냥 아주. 허허허. 스트레스가 확 풀리죠. 중급반들은 대회도 작년부터 많이 나가시더라고. 아유, 나가고 싶죠, 같이 그냥. 이왕 했으니까 끝까지 가보고 싶은데…
(참가자3) 우울증으로 집에 들어앉았었는데, 나가서 이렇게 하다보니까 그 우울증 치료도 되고. 사람하고 같이 어울리니까 좋고, 운동하니까 또 좋고.
(참가자4) 여기서 시간도 잘 가고 재미있죠. 하나하나 자기가 스텝 밟고, 손 돌리고, 몸 회전하고 하는 게 되니까 점점 더 재미가 나죠. 보이는 사람들이 보고 ‘아, 그래도 안 보여도 그래도 제대로 좀 한다.’ 이렇게 그 정도면 어떻게 좀 안되겠습니까? 하하하.
(정수진 리포터) 중급반인 경우에는 어떤 공연 무대에도 나가기도 하시는데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여자 진행자) 예. 생생한 현장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수진 리포터) 네, 고맙습니다.
(여자 진행자) 네, 정수진 리포터였습니다.
(남자 진행자) 네, 오늘은 ‘우리는 한가족’은 여기까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