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VS 장애인차별금지법
2006년 3월 2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안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안은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의 한계로 지적되어온 구제방법에 있어서 진일보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부분적인 적용이기는 하지만, 시정명령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그리고 증명책임의 전환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안을 만들면서 지속적으로 포함시키려 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권리구제측면에서의 위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안은 장애인차별금지에 있어서는 명확한 한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안은 장애인차별만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규정한 18가지의 차별영역을 포함한 20가지의 차별영역을 모두 금지하기 위한 법안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 차별 영역을 자세히 다룰 수 없습니다.
장애인차별 역시 다른 차별에 비해서는 “정당한 편의제공”, “참정권” 등 몇 가지 항목을 더 추가시키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장애인차별을 금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안은 특히 고용과 교육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재화·용역 부분은 간략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차별의 영역을 보면, 고용과 교육 이외에도 문화, 체육, 가족, 시설, 모·부성권, 생명 등 전 영역에서 차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장애인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고용, 교육, 건축물의 이용과 접근, 교통수단의 이용과 접근, 의사소통 및 정보접근, 문화, 체육, 재화와 용역, 가족, 성 등 14가지 영역으로 차별영역을 정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여성장애인과 장애아동에 대한 차별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장애 차별의 문제가 일반적인 차별과는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며 차별의 영역과 범위가 넓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애인차별의 특성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만으로는 장애인차별을 금지 할 수도 없고, 장애인차별의 영역을 포괄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하더라고 장애인차별은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에 장애인 차별에 대한 부분을 대폭 강화한다면, 일반적인 차별금지의 내용과 상당부분 충돌하거나, 장애인차별 부분만 많은 부분을 차지하여 전체적인 법의 체계나 균형에 맞지 않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과는 별개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 될 때 비로소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