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여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모기로부터의 자유
장용전
언제나 이쯤이 되면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거주하게 되는데 주인공은 모기!
물려서 벅벅 긁어대는 것도 골치 아프지만 더운 밤, 열대야에 겨우 잠들었는데 귓가에 맴도는 웽웽 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짜증스러운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게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벽에 붙어 있다가 꼭 사람이 문 열고 집으로 들어올 때 스리슬쩍 뒤밟아 들어오니 고층건물도 소용이 없더라는. 또 이상하게 모기 잘 물리는 체질이라 온 가족 다 제외하고 나만 물더라는. 좀 잘 씻고 다니라는 놀림도 많이 받았더란다.
그리하여 모기 및 각종 해충, 그리고 날파리들을 없애기 위한 온갖 몸부림을 살포시 정리해 보았으니 독자들도 동승해 보았으면 좋겠다. 여름, 여름이지 않은가?
1. 유해물질 없이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포충망이라고 알려진 블랙키토!
오호 이거 물건이네, 바로 지르고 나서 대략 5일 정도 사용해 보고야 이 제품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생각보다 모기가 잡히지 않았던 것.
삼파장 LED를 이용하여 모기와 날벌레들을 유인하고 계란형으로 생긴 안쪽으로 끌어들이면 강력한 팬으로 빨아들여 아래쪽 끈끈이 필터에 붙여서 모기를 잡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중요한 건 불빛에 유인되는 것이 모기보다는 날파리나 이름 모를 곤충들이었다는 것과 조금만 힘이 있어도 빨려들어가지 않고 탈출한다는 것이었다. 당사 기준 24시간 항상 켜두고 사용하라는 것은 유인되고 또 유인되어 주위를 맴돌다가 힘이 빠지면 빨려들어가 포집되는 뭐 조금 황당하지만 그런 메커니즘 되겠다.
일주일 정도 사용해 보면 모기 서너 마리와 더불어 날파리와 각종 벌레 수십 마리가 곱디곱게 누워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니 분명 효과는 있는 게다. 거실 한쪽 어두운 곳에 올려두고 사용하고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 휘발성 전자모기향을 켜주면 효과를 높일 수 있겠다. 그냥 2~3주쯤 잊어버리고 있다가 한번쯤 포충망을 살펴보면 새까맣게 붙어있는 벌레 떼에 놀라 뒤로 넘어갈 것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아래 끈끈이를 갈아주는 게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 심지어 끈끈이 교체 시 수많은 곤충 사체들을 직접 손으로 만질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메커니즘.
2. 엔보우 엔트랩 모기퇴치기
불빛으로 유인해서 접근하는 모기 및 해충을 감전시켜 퇴치하는 제품이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생각보다 불빛이 매혹적이지가 않아서 사람한테 먼저 달려들다 보니 효과가 미약할 수 있는데 포충망과는 달리 걸렸다 하면 즉사니까 실제 써보면 훨씬 효과적이다. 다만 모기 사체를 청소해 줘야 한다는 그런 두려움이.
3. 모그원 휴대용 모기퇴치기
손목에 차거나 목에 거는 형태 등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유해물질 없이 친환경적으로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제품이다. 블랙키토와 달리 포집하여 잡는 것이 아니라 접근을 차단하는 형태의 퇴치기인데, 문제는 음파를 이용한 것이라서 켜자마자 ‘위용 위용’하는 사이렌이 울린다. 이게 은근히 신경쓰여서 가정 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외부 활동 시 차고 나가는 것으로 추천할 수 있겠다. 효과가 제법 좋은데 역시 소리가!!
4. 무엇이든 만드는 샤오미의 휴대용 모기퇴치기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카트리지로 넣고 프로펠러를 돌려서 발생하는 바람에 실어 보내는 제품이다. 카트리지를 구매하는 비용이 이 제품 구매의 관건이겠다.
5. 아로마에센셜오일 스프레이
누군가 벌레 퇴치에 좋다 하여 소주에 계피가루를 섞어서 숙성시킨 후에 분무했었는데 이게 빨강물이 들고 어떤 해충들은 계피와 소주가 섞인 이 조합을 너무 좋아해서 오히려 더 달려드는 꼴을 봐서 섣불리 추천해 주기가 어렵겠다. 분명한 건 소수 몇 개 종을 제외하고는 벌레 쫓아내는데 최고의 효과를 보이긴 했다.
그 외 페퍼민트, 바질, 라벤더, 시트로넬라, 티트리, 캣닙, 로즈마리 등의 에센셜오일에 정제수와 에탄올을 섞어서 스프레이를 만들어 뿌리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지속시간이 짧은 것이 흠이다.
위에 소개된 에센셜오일의 허브 화분이나 모기 기피식물로 잘 알려진 구문초를 키워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구문초는 로즈제라늄으로 검색을 해야만 제대로 된 정보가 나오니 참고하면 좋겠다.
여기까지 짧은 지면을 통해 모기퇴치에 효과가 있을 몇 가지 제품들을 살펴보았다. 주목할 것은 모든 것을 만족하는 올인원은 존재하지 않으며 올인원을 위한 사용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모기? 쫓아내거나, 가두어 잡거나, 접근하지 못하게 방어하거나. 독자들은 어떤 방법을 선호하실지 궁금하다. 물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버리면 모기 역시 활동을 할 수 없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불 때고 이불 덮는 행위의 매력은 안 해본 사람은 절대 모르는 것.
아 이런 나, 또 물 물렸나?
(2019. 7. 15. 제102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