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3천 원의 행복, 광명 홍두깨칼국수
지석봉
여름에는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별일 아니어도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맛집 정보와 다양한 유익한 내용 읽으시면서 늘 기분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오늘은 3천원으로 행복한 맛집을 찾아가 보겠는데요. 요즘 흔히 먹을 수 있는 짜장면도 5~6천 원 정도이며, 찌개류는 7~8천 원, 웬만한 냉면집도 만 원 가까이 줘야 먹을 수 있지만, 오늘 찾아갈 곳은 천 원짜리 세 장으로 푸짐한 칼국수나 수제비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되겠습니다. 바로 경기도 광명시 광명 전통시장 내에 있는 광명 홍두깨칼국수집입니다.
이곳은 지하철로 찾아가기도 매우 쉬운데요. 서울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10번 출구로 나와 약 30미터 직진 후 왼편의 시장으로 들어가 약 3분 정도 걸으면 왼편에 칼국수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칼국수집의 면은 기계면이 아닌 수타면인데요. 커다란 반죽을 홍두깨로 두들겨 칼로 썬 면입니다.
식당 초입에는 칼국수를 삶는 엄청 큰 솥이 있어 비주얼 면으로도 식욕을 당깁니다. 식당 내부는 2층으로 되어 있는데요. 대부분 1층은 먼저 차기 때문에 처음부터 2층으로 올라가시는 것이 좋고요. 계단이 많이 있지만 비교적 간격이 일정해서 그리 불편함은 주지 않습니다.
유의하실 사항은 여느 맛집처럼 한두 명이 방문했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테이블을 써야 한다는 점 기억해두시고요. 저희 일행은 세 명이어서 4인용 테이블을 저희끼리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메뉴는 칼국수와 수제비, 그리고 칼제비라 해서 칼국수와 수제비를 반반 넣은 음식이 있으며, 저렴한 잔치국수와 여름 한정 메뉴인 냉면과 콩국수가 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칼국수가 제일 먼저 나왔는데요,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엄청 큰 대접에 8~9할 정도 들어 있는데요. 받았을 때의 첫 느낌은 배가 작은 여자들은 이거 둘이서도 먹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먼저 국물맛을 봤는데요, 걸쭉한 국물이 인상적이었고요. 멸치와 새우 등의 해물베이스에 고기 육수의 느낌도 첨가되어 매우 깊은 맛이 났습니다. 간은 그리 짜지 않았고요, 약간의 칼칼함이 있지만 매운 정도는 아니어서 매콤함을 즐길 분들은 양념장을 꼭 타먹기를 권해 드립니다.
면은 수타면답게 면발 자체가 살아있는 것 같이 쫄깃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이었습니다. 면에 국물이 잘 배어 있어 환상의 궁합이었는데요.
칼제비는 칼국수나 수제비와 같은 국물에 건더기만 다를 뿐이었는데요. 수제비도 면처럼 매우 탱탱하고 쫄깃한 식감이었습니다.
여름 한정 메뉴인 콩국수 역시 진하고 고소한 콩국물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아삭한 오이까지 3박자가 딱 맞는 음식이었지만, 콩국물이 조금 더 진하고 걸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칼국수를 먹다 보면, 면도 양이 많지만 다른 재료도 아낌없이 넣었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김가루나 깨가 팍팍 씹히고요, 양파와 파도 듬뿍 들어 있어 국물을 더 맛있게 합니다.
이 식당의 김치는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쓸 만큼 신선한 재료를 고집하는데요, 겉절이식이어서 칼국수나 수제비에 딱 맞는 반찬이었습니다.
사실 칼국수 한 그릇에 배가 많이 부르긴 했지만, 잔치국수가 1,500원이라는 말에 과연 1,500원짜리 잔치국수는 맛이 어떨지 궁금해서 주문했습니다.
주문한지 2분 만에 나왔는데요. 역시 양이 1,500원 국수 양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푸짐했습니다. 육수는 칼국수 육수보다 멸치 향이 더 많이 나면서 멸치다시의 느낌이 확 들었고요, 이것에도 김과 깨, 양파와 파가 푸짐하게 들어 있습니다.
단지, 면은 소면이어서 약간 아쉬움은 들었지만 워낙 삶기를 잘 삶아서인지 식감은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육수나 면도 좋지만 가격이 엄청난 장점인데요, 주머니는 가볍고 배는 채워야 할 경우 잔치국수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날씨도 더운데 웬 칼국수냐는 분도 계실 텐데요, 식당 자체도 시원하긴 하지만 이열치열의 기분으로 더운 날 뜨거운 국물 먹으면서 땀을 쭉 빼면 왠지 개운하고 여름을 이겼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독자분들도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 홍두깨칼국수집은 다른 식당과 달리 이곳 광명시장 등지에서 산 음식을 들고 와 같이 먹어도 되는데요. 주변에서 족발이나 부침 같은 음식을 저렴하게 사들고 와서 이곳에서 국수나 수제비와 함께 먹으면 저비용 한 끼가 완성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명시장은 유명 유튜버들이 많이 찾아 동영상들을 많이 공유했는데요. 오늘 찾아간 홍두깨손칼국수집 외에도 5백 원으로 먹을 수 있는 호떡이나 식빵튀김, 3천 원으로 먹을 수 있는 빈대떡, 2천 원으로 먹을 수 있는 짜장면과 크로렐라버거 등이 있으니 저렴한 맛집 탐방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에 먹방 투어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하셔도 어색하지 않으니 여유롭게 시간 내셔서 많이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 메뉴: 칼국수, 수제비, 칼제비 3,000원, 잔치국수 1,500원, 냉면, 콩국수 4,000원
* 주소: 경기도 광명시 오리로 964번길 17
* 영업시간: 9~22시(연중무휴)
* 전화: 02-2625-6235
(2019. 8. 1. 제1030호)
